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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어증(aphasia) 2편(베르니케 실어증)
    언어치료 2024. 10. 8. 13:47

    오늘은 실어증 2편으로 실어증의 유형별 특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1. 베르니케 실어증(wernicke's aphasia)

     

       베르니케 실어증은 전형적인 유창성 실어증으로서,  전체 실어증 환자들 중에 약 15~25% 정도에 해당됩니다.  베르니케 실어증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청각적 혹은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언어 자극에 대한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언뜻 듣기에는 길고 유창한 발화를 구사하나 음소착어(phonemic paraphasia), 의미착어(semantic paraphasia), 형식착어(formal paraphasia), 신조착어(neologistic paraphasia) 등을 보이므로 발화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음소착어(phonemic paraphasia)란 단어 내 일부 음소를 다른 음소로 대치하여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예: 장화 ⇀ 갑화, 신발 ⇀신번) 의미착어(semantic paraphasia)란 목표 단어 대신 그 단어와 의미적으로 연관된 다른 단어로 대치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 칫솔치약, 자물쇠⇀열쇠)  형식착어(formal paraphasia)란 한 개 이상의 음소대치로 인해 다른 의미 있는 단어로 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신발'을 '신방'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형식착어는 한국어의 특성상 3음절 보다는 1,2 음절 단어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신조착어(neologistic paraphasia)는 해당 언어의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단어 혹은 신조어(neologism)(예: 남족개낭, 함녀)를 만들어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전혀 알아듣기 어렵게 중얼거리는 자곤(jargon)을 사용하는 자곤실어증(jargon aphasia)을 보이기도 합니다. 베르니케실어증 환자들은 기능어(조사, 어미 등)의 사용이 부적절하거나 과다하게 많은 탈문법증(paragrammatism)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물이나 그림의 이름을 잘 명명하지 못하거나 인출하지 못하여 단어 대신 '그거', '저거' 등의 대용어를 많이 사용하면서 발화의 내실이 떨어지는 허구어(empty speech)의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따라 말하기 능력도 상당히 떨어집니다. 쓰기 장애도 심한 편으로 쓰여진 글자나 문장을 잘 알아보기 어려운 자곤실어증(jargon agraphia)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 베르니케실어증 환자의 발화 예 >

    - 스스로 말하기 (대화) -  

    T : 주소가 어떻게 되지요?
    P : 426 이게 아니구 이게 43 이렇게 해야지 이게 잘못 돼 가지구...예
    T : 주소가 어떻게 되지요?
    P : 누가요? 내가? 내가 그거 안 되잖아. 안 된단 말이야. 내가 예 안 된단 말이야. 아니 그게 안 된단 말이야
    T :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세요?
    P : 우리 2040 어 우리가 1234... 그게...400...이렇게 1234...우리가 네번째 잘못해...가지고 요게 11234 네 번이란 말이에요, 이게 여기가 인제 이렇게...그러니까 나는 하나둘셋넷 그게 인제 넷게 이게 이게 우리가 한다고...
    T : 학력은 어떻게 되세요?
    P : 나? 내가 내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면 음... 그러니까 하나둘셋넷다섯여섯에서 우리가 되고...세 개 또 하고...셋하고...네 개 하고...

     

    - 스스로 말하기 (해변가 그림)
    T : 그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세요
    P : 말로? 그걸 내가 먹고 요기서 있는 것 여기서 먹고 남편이 남편이 있고 여태 여차...얘하고 얘는 다르네, 얘는 인제 우리...예를 들면 우리 남족개낭 애는 어휴... 어떻게 얘기해야 돼? 얘는 또 나보고 일어주면 해. 내가 해겠는데 내가 하라고 함녀 다 일내서 여기서 하면 저기서 이렇게 한 번만...

     

    - 알아듣기
    T : 지금 방에 문이 닫혀 있습니까?
    P : 어 언제
    T :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빨간 옷입니까?
    P : 아니야...요거 요거 빨간 게 아닌데 왜, 빨간 사람은 이런 거 안 해. 즈는 거지 파란 거지 요게 파란 거지 오레 파란 거지...요거 요거 파란 거 언니는...
    T : 지금 안경을 끼고 계십니까?
    P : 아니 지금 안 해. 그거
    T :돌이 물에 가라앉습니까?
    P : 아니
    T :망치가 나무 자르는데 쓰입니까?
    P : 그거 없어, 그런 거 우리 집에 

     

    - 따라 말하기
    T : 밤                                                                                            T : 칼날같이 날카로운 바위
    P : 밤, 밤                                                                                      P : 칼날, 칼날하고....이봐 안 된단 말이야
    T : 코                                                                                            T : 겨우 잠이 들었다

    P : 코, 코                                                                                      P : 그게 잘 안 된단 말이야                                                         
      T : 다람쥐                                                                                      T : 삼십과 이분의 일
    P : 다...람...쥐,  다, 쥐                                                                   P :삼...이렇게 그게 안 된단 말이야
    T : 해바라기                                                                                  T : 겨우 잠이 들었어   
    P : 하...라...버...지                                                                        P : ........

     

    - 이름 대기(문장 응답)
    T : 글씨는 보통 무엇으로 씁니까?
    P :...    
    T : 간호사들은 어디에서 일합니까?
    P : 언니들...
    T : 일주일은 며칠입니까
    P : 일곱, 일곱 이렇게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을 한단 말이야 여기서 내가 일, 일, 알아 언
    T : 편지를 부치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P : 저기 가서, 여기 말고 따른 데... 해 봤어요...말을 못한단 말이야. 안 된단 말이야. 날보고 가라고 하면 내가...언니가 나 그거 다해서 내가 해지...그걸 하는데 말이 하나도...

     

      베르니케실어증을 유발하는 부위는 측두엽을 중심으로 일차 시각영역, 각이랑, 모서리위이랑 등이 포함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위 '베르니케영역'이 손상되지 않아도 베르니케실어증이 유발될 수는 있습니다. 한편 대다수의 베르니케실어증의 병소 부위가 중심고랑 뒤쪽에만 국한되어 있으므로 환자의 사지 운동 기능이 정상인 상태에서 언어장애만 두드러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간혹 베르니케실어증은 실어증이 아닌 정신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병이나 증세를 깨닫지 못하고 부인하는 질병불각증(anosognosia)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베르니케실어증은 주소나 전화번호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 후에 환자의 대답은 상당히 장황하며 유창한 듯하나 실상은 내용이 없는 과유창성(hyperfluent)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검사자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동문서답을 하기도 합니다. '이름대기'는 대면이름대기, 통제단어연상 모두에서 수행력이 떨어지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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