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임상실습의 과정(2) - 언어 진단 및 평가

  초기 면담 후에는 장애인의 의사소통 문제에 대한 진단 및 평가를 계획하고 실시해야 합니다. 진단 및 평가를 계획할 때에는 먼저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평가 영역)를 결정하고  그 다음에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평가 절차) 결정해야 합니다.  평가 영역과 절차를 결정할 때에는 평가 목적과 대상자의 장애 상태 또는 수준, 생활연령 등을 고려합니다.  일반적으로 언어 평가는 의사소통장애를 진단하고 장애 정도를 결정하며, 장단기 언어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현행 수행 수준을 파악하고, 언어치료 후 치료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합니다.  이 중 세번째 목적인 언어치료의 효과 측정은 추후 진전(종결) 평가에서 다루므로, 이 부분에서는 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평가와 치료를 계획하기 위한 평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평가 영역의 결정

 

  평가 영역을 결정할 때는 대상자의 주요 의사소통 문제와 장애의 원인, 장애 정도 및 동반장애 여부, 생활연령 및 발달연령을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대상자의 주요 의사소통 문제가 언어 문제인지 조음음운장애나 유창성장애 또는 음성장애 인지에 따라 평가 영역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언어장애가 주문제인 경우에는 수용언어나 표현언어로 나누어 평가를 계획하거나 언어의 내용 (content), 형식 (form), 사용(use) 과 같이 언어의 하위 영역별로 평가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음성장애가 주문제인 경우에는 음도나 강도, 음질과 같은 음성적 속성을 평가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평가 영역을 결정할 때 대상자의 주요 의사소통 문제와 더불어 장애의 원인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음음운장애의 경우, 기능적인 조음음운장애와 마비말장애와 같이 기질적인 문제를 동반한 조음음운장애의 평가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외상성 뇌손상과 같이 기질적인 문제로 인한 언어장애 아동과 단순히 언어발달이 지체되어 있는 언어발달지체 아동의 평가 내용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장애의 정도 및 동반장애 여부도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언어장애의 경우 장애가 가벼운 경우에는 언어적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를 계획하나, 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의사소통적인 측면에서 기능적인 부분을 우선해서 평가하게 됩니다.  조음음운장애의 경우도 장애가 가벼운 경우에는 오류를 보이는 말소리를 중심으로 평가를 실시하나, 발음이 매우 좋지 않은 경우에는 말소리의 정화독보다는 말 명료도를 중심으로 평가를 계획합니다.

  동반장애 여부도 고려합니다. 일부 대상자의 경우에는 의사소통 문제가 인지나 심리사회적 기능 또는 신체운동기능 등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동반장애 영역에 대한 평가를 계획하여야 합니다.  이는 대상자의 의사소통 문제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단, 관련 영역의 평가에서 언어치료사는 대상자의 의사소통장애와 동반장애 영역 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며, 동반장애 영역에 대한 심화평가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실시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상자의 생활연령과 발달연령 역시 평가 영역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언어장애일지라도 성인 언어장애와 아동 언어장애의 평가 영역은 동일하지 않으며 아동 언어장애 중에서도 영유아 언어장애와 학령기 언어장애는 평가 영역에서 차이를 갖습니다. 

 

 

2. 평가 절차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평가 영역) 가 결정되면 다음에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평가 절차) 를 결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언어 및 의사소통 평가 절차에는 공식 및 비공식 검사, 자발화 또는 행동관찰, 보호자 면담 등의 방법이 활용됩니다.

 

 (1) 검사를 통한 평가

  의사소통 평가는 대체로 공식 검사와 비공식 검사를 사용해서 이루어집니다.  공식 검사는 주로 표준화된 도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장애를 진단하고 장애의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표준화 검사는 규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검사에서의 수행 결과를 통해서 의사소통 능력이 정상 범위에 속하는지 혹은 벗어나 있는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면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결정하는 데 용이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표준화 검사는 평가 항목이 검사의 목적이나 대상에 따라 대표적인 소수의 문항으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의사소통 능력을 세세하게 평가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언어치료를 계획할 때에는 각각의 의사소통 영역을 보다 자세하게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절차가 요구됩니다.

  표준화 검사를 실시할 때에는 반드시 정해진 검사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검사 요강에 제시된 절차를 따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야 합니다.  또한 워크숍을 통해 해당 검사의 실시 및 해석 절차에 대해 반드시 훈련을 받고 실시해야 합니다.  일부 언어치료 실습학생 중에는 검사에 대해 숙지하지 않고 언어치료 임상실습에 임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것은 임상실습에 임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실제 평가 대상자에게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검사요강을 자세히 읽고, 동료 언어치료 실습학생과 함께 역할을 바꾸어 가며 실습해 보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습해 보아야 합니다. 

 

 (2) 관찰을 통한 평가

  대상자의 의사소통 행동을 직접 관찰하거나 비디오로 녹화하여 관찰하는 것 역시 의사소통 영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평가 절차의 하나입니다.  언어병리학 분양에서 보편적으로 실시하는 자발화 분석방법 역시 관찰을 통한 평가 절차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관찰을 통한 평가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 검사도구로 측정하기 어려운 세세한 기능까지도 평가할 수 있다.

 - 다른 평가 절차에 의하여 수집된 정보의 타당도를 높여 준다.

 -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환경 내에서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실제 의사소통 환경에서의 기능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 프로그램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때 유용한다.

 

  반면 관찰 방법은 실시 및 해석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되며 무엇보다 해석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관찰 경험이 풍부해야만 합니다.  때문에 숙달된 전문가와 초보 평가자가 동일한 대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도 그 결과는 매우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관찰 평가 절차에는 자연적인 관찰과 구조화된 관찰이 활용됩니다. 자연적인 관찰은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환경 내에서 대상자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으로 대상자의 실제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목표 행동을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대상자에게서 관찰되지 않은 행동이 대상자의 행동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지 아닌면 포함되어 있으나 단지 수해되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조화된 관찰은 특정 목표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상황을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적인 관찰이 갖는 맹점을 보완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자연적인 행동을 관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임상 실제에서는 자연적인 관찰과 구조화된 관찰을 병행하여 실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