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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실행증(apraxia of speech)
    언어치료 2024. 10. 30. 16:23

    오늘은 말실행증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1. 말실행증의 정의

      말실행증은 말산출과정에서 관찰되는 실행증의 한 유형입니다.  실행증(apraxia)이란 '동작을 못하는 증세'를 의미합니다. 즉, 주어진 명령대로 동작을 하려고 할 때에 여러 구조나 근육 등의 위치나 움직임이 제대로 프로그래밍 되지 않아 나타나는 장애를 말합니다.  이러한 실행증이 말의 영역에서 나타나게 되면 '말실행증'이라고 합니다. 이 용어는 1969년 Darley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으며 주어진 명령대로 말동작을 못하는 증세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실행증은 뇌기능 장애로 인하여 말을 할 때 사용되는 여러 가지 혹은 특정 말집행 기관 (예: 호흡기관, 발성기관, 조음기관) 의 말동작이 순차적으로 잘 진행되지 못합니다.  이로 인하여 수의적이고 숙련된 조음을 하기 위해 조음기를 제대로 위치시키는  프로그래밍에 문제를 보이거나 순차적 운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예컨대, '퍼 - 터 - 커' 의 세 음절을 차례로 여러번 반복하는 과제에서 이를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음절의 순서가 뒤바뀌어 '퍼 - 커 - 터' 등으로 잘못 반복한다든지 반복의 속도가 불규칙적입니다. 다시 말해서 말실행증 환자들은 말을 하려는 혹은 의사소통을 하려는 의도가 있고 부호화까지는 가능하나 동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한편 말실행증은 다음 여러 가지의 장애와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말실행증은 첫째, 말을 산출하는데 사용되는 근육이 마비되었거나 약해서 생기는 말집행상의 문제는 아닙니다.  즉, 마비말장애와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말실행증은 감각장애로 인하여 생기는 말장애는 아닙니다.  감각이 저하되는 경우에도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인하여 말장애를 보일 수 있습니다. 

     

    2. 말실행증의 원인과 발생률

     

      말실행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이 가장 흔하고 퇴행성 질환, 외상성 뇌손상, 종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뇌졸중(CVA) 의 경우에 말실행증을 유발할 수 있는 뇌손상 부위는 말운동 프로그래밍 영역입니다.  주요 병소는 좌뇌의 브로카영역을 포함한 하전두이랑, 보충운동영역, 측두두정피질, 앞 뇌섬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좌뇌의 기저핵 등을 포함한 피질하영역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혹자는 후두엽만을 제외하고 뇌의 대부분이 말실행증과 관여된다고 하였습니다.  

      말실행증과 관련되는 퇴행성 질환으로는 전두측두치매나 다발성 경화증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퇴행성 질환에서는 말실행증이 질환의 시작을 알리는 초기 증세일 수 있으므로 말실행증의 특색에 대하여 잘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외상성 뇌손상은 뇌에 외부적으로 가해진 충격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뇌손상을 총칭합니다.  외상 부위가 전두엽을 포함하는 경우에 말실행증이 흔하게 관찰됩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1987~1990년과 1993~2001년 사이에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신경언어장애와 신경말장애를 모두 포함한 10,444회의 신경 의사소통장애 평가 결과 중에서 말실행증이 4% 정도였고, 6,101회의 신경 말운동장애 평가 중에서는 7.6%였습니다. 

     

    3. 말실행증의 말 특색

      (1) 조음 오류

      말실행증 환자가 자신의 발화에서 가장 문제시하는 부분은 조음 오류로 인한 유창하지 못한 말입니다.  오류의 단위는 주로 음소 오류이지만 음절 오류도 관찰됩니다.  오류의 형태는 목표 자음이나 모음 혹은 목표 음절이 각각 다른 음소 혹은 음절로 대치되는 것이 가장 흔하며, 참가, 왜곡, 탈락, 치환 오류 등도 관찰됩니다.  그러나 조음 오류를 간략 표기 하느냐 또는 정밀 표기 하느냐에 따라 오류 형태의 빈도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혹자는 말실행증의 '대치' 오류를 정밀 표기하면 주로 '왜곡' 오류로 분류된다고 하여 표기 방법에 따라 주요 오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  '갈매기'를 '갈매리', '나무'를 '나물'로 산출하는 것이 각각 대치와 첨가 오류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닷가'를 '바닷강'이라 한 예에서는 탈락과 첨가 오류가 동시에 관찰된다고 할 것입니다. 

     

     (2) 비일관성

      오류가 일관적이지 못하고 산출할 때마다 바뀌게 되는 변이적 특색을 띕니다.  예컨대, '호루라기'라는 단어를 여러 번 말하게 되더라도 '호라루기, 호리루기, 호라리기' 등으로 각기 다른 산출 오류를 보이게 됩니다.

     

     (3) 자가수정

      산출 오류가 발생하면 환자 스스로가 여러 차례에 걸쳐 오류를 수정해 보려는 자가수정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자가수정은 적어도 다음 세 가지의 특징을 보입니다. 첫째, 자가수정은 목표어의 전체 혹은 일부의 반복으로 이루어집니다. 둘째,  한 단어를 산출하기 위하여 여러 번 반복하며 비일관적 오류를 보입니다.  셋째, 자가수정의 최종 산물이 반드시 정반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4) 명제말의 어려움

      대부분의 말실행증 환자들은 자동말에 비하여 명제말 생성에 더 많은 어려움을 보입니다. 즉,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말을 하거나 '하나, 둘, 셋, 넷 ' 등의 숫자 세기나 '주기도문' 등과 같이 이미 여러 번 반복하여 잘 저장되어 있는 일련의 말들은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름 휴가 때 무엇을 하셨나요?' 와 같이 생각을 요하는 질문에 대한 발화는 어려워합니다.  한편, 심도의 말실행증 환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자동말과 명제말에 대해 모두 어려워하므로 그 정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들의 경우에는 숫자 세기 등의 과제에서도 일부 자음이나 모음 등의 음소에서만 비슷한 조음이 가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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