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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진행성 언어장애 1편언어치료 2024. 10. 25. 14:29
현대 의학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비해 인간의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현저하게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하였으며 곧 초고령화사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치매노인의 유병률도 당연히 높아지고 있으며 치매의 위험도가 높은 경도인지장애 (MCI) 인구는 노인 인구의 1/4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노인 인구에서 관찰되는 치매의 높은 유병률로 인하여 치매 관련 언어, 말, 삼킴장애 인구는 언어치료 분야에서 가장 급속히 늘어나는 임상 인구로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치매 환자에 대한 복지 및 요양서비스의 사회적 요구가 증가할 것이며, 언어장애 분야에서의 언어치료사의 역할이 점차로 더욱 중요시될 것입니다. 물론 치매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만 발생하는 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 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65세 이전에 발생하는 초로성 치매(presenile dementia) 까지 아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치매의 정의
치매(dementia) 라는 용어는 라틴어로 'de- (out of) + mens (mind) + a (disease)' 를 뜻합니다. 치매는 여러 가지로 기술될 수 있으나 반드시 인지기능장애가 있어야 하고, 섬망(delirium) 등과 같은 각성장애가 없어야 합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편찬된 정신장애진단 통계 편람에 따르면 치매는 다발성 인지기능장애, 즉 '기억장애'와 더불어 언어장애, 시공간장애, 혹은 집행기능장애 중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장애를 보이는 임상 증후군이며, 그러한 장애들이 사회생활이나 직업 활동에 지장을 주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치매 환자들이 '언어장애'를 보이지는 않는 것일까요? 치매에서 '언어장애'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언어장애와 다른 인지기능장애와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 치매의 원인
통상적으로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나 혈과성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만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약 70여 가지로 매우 다양합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한 비가역성 치매(irreversible dementia) 와 원인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치매가 호전되는 가역성 치매 (reversible dementia) 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픽병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원인이 비가역성 치매를 유발합니다. 비가역성 치매는 치료 자체는 아직까지 불가능하나 초기에 진단받고 인지기능 개선제와 같은 약물을 투약하면 질환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뇌졸중과 같은 혈관 질환이 반복적으로 발생해도 치매가 올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치료가 가능한 가역성 치매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인지기능 개선제, 항혈소판 제제, 항응고제 등의 치료제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또한 정상압 수두증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뇌하수체 기능저하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 비타민B12 결핍증과 같은 결핍성 질환, 수두증 등도 원인 문제를 해결하면 치료가 가능한 가역성 치매입니다. 그러나 치료가 가능하다고 해도 완전히 회복될 수 있는 경우는 3% 정도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증상 호전의 수준까지만 향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 질환은 위에서 설명된 가역성 혹은 비가역성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진행 속도에 따른 차이로도 분류됩니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이나 픽병은 느린 진행 속도를 보이나 루이체병의 진행 속도는 빠른 편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계단식 진행을 보입니다. 그런데 초로성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빠른 진행을 보입니다.
3. 치매 유형의 특성
(1) 알츠하이머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치매 유형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로서 전체 치매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이기도 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뇌피질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는 피질성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나이가 많을수록 그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병을 정상적인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전인 4~50대에도 발생하기도 하며 이를 초로성 치매(presenile dementia)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중 약 13.2% 정도가 65세 미만이라고 합니다. 조직해부병리학적 견해로는 뇌피질상에 신경섬유다발이나 노인반이 관찰되며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끊게 만듭니다. 이로 인하여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감소되면서 뇌기능을 저하시킵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이나 컴퓨터단층촬영 (CT) 을 하면 특히 해마, 해마곁이랑, 편도체를 포함한 내측 측두 위축이 두드러진다.
알츠하이며병과 더불어 혈관성 치매가 중복으로 보이면 치매 증세가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억장애 및 관련 인지장애이며, 그러한 장애들이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언어나 말장애 특성에 대한 연구 보고는 많은 편입니다.
(2) 언어 - 말장애
- 표현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은 질환의 초기 단계부터 이름대기(naming)의 문제를 보이기 시작한다. 일상적인 대화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을 수 있지만, 공식 검사 (예: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 를 통하면 정상인보다 떨어지는 이름대기 수행력이 관찰됩니다. 또한 일화기억(episodic memory) 장애, 특히 최근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기억에 대한 장애가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점차적으로 언어표현 정도, 즉 말수가 감소하고 정보전달 능력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잘 전달하거나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따라말하기상의 문제는 거의 없는 연결피질실어증(transcortical aphasia) 의 특성과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통사론이나 음운론적 측면의 처리과정은 보존되는 편입니다.
말기로 가면서 기억력 뿐만 아니라 집중력이나 집행기능 등의 현저한 감퇴가 보이며, 의미기억에 대한 접근이 전혀 불가능해집니다. 또한 이름대기, 설명하기, 쓰기 등에서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집니다. 듣는 이의 입장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고, 자신의 기본 욕구를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보입니다. 종국에 가서는 아무런 구어적 표현을 할 수 없게 되는 함구증(mutism) 이 관찰됩니다. 유창성 과제에서는 음소범주 유창성보다는 의미범주 유창성에서 더 어려움을 보입니다.
- 이해장애
청각적 이해의 측면에서는 자극의 길이가 긴 문장이나 구 등에서 어려움을 보이는데, 이는 청각-언어적 단기기억 장애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미적으로 복잡하거나 추상적인 언어자극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보입니다. 통사적으로 복잡한 자극의 경우에는 초기 단계에서는 명백히 보이지 않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어려움이 뚜렷해집니다. 의미적 기억력의 장애로 인해 읽고 이해하기 역시 문제를 보이지만 단순히 큰 소리로 읽는 능력은 말기까지 보존됩니다. 이는 큰 소리로 읽는 과정에서는 의미 체계에 대한 접근이 불필요하며 어휘-비의미경로를 통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청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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